일본 오카야마현(岡山県)에 있는 엔쥬인(圓珠院 또는 円珠院)이라는 절에는 인어 미라(人魚のミイラ)가 있습니다. 30센티 정도의 길이로 원숭이 얼굴을 하고 있지만 지느러미가 붙어있는데요. 절에서는 인어 건어물(人魚干物)로 기입되어 전해 내려오고 있었지만 정확한 내력은 알 수 없었죠. 2022년 2월부터 구라시키 예술과학대학(倉敷芸術科学大学)과 오카야마현의 민속학자들이 인어 미라의 소재와 보존, 역사적 배경을 조사하기 위해 엔쥬인의 협력을 얻어 인어 미라의 조사분석에 착수합니다.
정체는?
2023년 2월 7일, 대학의 분석팀은 인어 미라가 조형물이라는 것을 발표합니다. 두개골이나 갈비뼈 등의 주요 골격이 없으며, 상반신은 면이나 천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하반신은 생선 가죽으로 덮어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1800년대 후반에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그리고 민속학적 분석 결과도 밝혀지는데요. 인어 미라는 신앙의 의미를 가진 것은 아니고 볼거리로 만들어져 사찰로 반입되었을 것이라고 결론내립니다.
앞으로의 운명?!!
일본에서는 인어 미라를 보면 장수한다, 재수가 좋다는 말이 전해져 내려왔다고 합니다. 아사히신문(朝日新聞)에 의하면 1970년대 TV, 신문에 실려 유명해진 인어 미라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엔쥬인으로 몰려들어, 선대의 주지스님이 인어 미라를 유리 케이스에 담아 공개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인어 미라가 엔쥬인에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시가현(滋賀県)에 있는 관논쇼지(観音正寺)라는 절에도 인어 미라가 있었는데 1993년 화재로 소실되었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엔쥬인에서는 방화금고를 사서 인어 미라 보존에 신경을 썼다고 합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이유도 인어 미라를 더 잘 보존하기 위해서였다고 하는데요. 인어 미라가 조형물로, 종교적 의미도 없는 것으로 밝혀지긴 했지만 엔쥬인의 주지스님은 앞으로도 계속 절에서 인어 미라를 보존할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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